사마천의 자객열전(刺客列傳) 형가(荊軻)14
고점리가 오랫동안 숨어서 고용살이로 눈치를 살피며 가난하게 사는 삶이 끝날 때가 없을 것을 생각하고 마침내 물러 나와 그 여행상자에서 축(築)과 옷 중에 좋은 옷을 내어 용모를 고치고 나아갔다. 앉았던 모든 객이 하나같이 놀라며 스스로를 낮추어 고점리를 대등하게 예우하여 상객(上客)으로 귀하게 여겼다. 그에게 축(築)을 뜯으며 노래하게 하였는데 객들이 누구라도 눈물을 흘리고 떠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송자(宋子)에서 서로 고점리를 객(客)으로 삼았고 이 이야기가 진시황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진시황이 그를 불러 만나는데 어떤 사람이 알아보고 “고점리입니다.” 하였다. 진시황이 그의 훌륭한 축(築) 뜯는 솜씨를 아쉬워하며 형벌을 무거운 쪽으로 내리고서 용서하기로 하니 마침내 말똥을 태워 연기를 쬐게 하여 눈을 멀게 하였다. 진시황이 그에게 축을 뜯게 하고 한 번도 칭찬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진시황이 조금 그를 가까이에 오게 하자 고점리는 뜻밖에도 축 악기 속에 납을 곧추세워 두었고 진시황에게 거듭 나아가 더 가까이 가게 되자 축(築)을 들어 시황을 쳤으나 빗나갔다. 이에 고점리는 마침내 죽임을 당하였고 진시황은 살아생전에 제후 나라 사람들을 두 번 다시 가까이하지 않았다.
而高漸離念久隱畏約無窮時,【索隱】:約謂貧賤儉約。既爲庸保,常畏人,故云“畏約”。所以論語云“不可以久處約”。乃退,出其裝匣中築與其善衣,更容貌而前。舉坐客皆驚,下與抗禮,以爲上客。使擊築而歌,客無不流涕而去者。宋子傳客之,【集解】:徐廣曰:“互以爲客。”聞於秦始皇。秦始皇召見,人有識者,乃曰:“高漸離也。”秦皇帝惜其善擊築,重赦之,乃矐其目。【集解】:矐音海各反。【索隱】:海各反,一音角。說者云以馬屎燻令失明。使擊築,未嘗不稱善。稍益近之,高漸離乃以鉛置築中,【索隱】:案:劉氏云“鉛爲挺著築中,令重,以擊人”。複進得近,舉築樸【索隱】:普十反。樸,擊也。秦皇帝,不中。於是遂誅高漸離,終身不複近諸侯之人。
노구천(魯句踐)이 형가가 진왕을 찌른 소문을 듣고 나서 남모르게 “아차, 바로 그 검으로 찌르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였음이 애석하구나! 내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함이 심각하구나! 예전에 내가 형가를 질타하였을 때 그는 내가 적절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겼을 터이다!” 하였다.
魯句踐已聞荊軻之刺秦王,私曰:“嗟乎,惜哉其不講於刺劍之術也!【索隱】:案:不講謂不論習之。甚矣吾不知人也!曩者吾叱之,彼乃以我爲非人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