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태양을 삼켜버린 흑룡
첫째의 스승이 말했습니다.
“우리의 재주로도 태양을 찾을 수 없는가 봅니다. 나의 스승이 태산(泰山) 봉우리에 계시니 우리 모두 태산으로 가서 가르침을 청해 보도록 하십시다.”
나머지 두 스승도 가르침을 받기를 원했고 삼형제도 크게 기뻐하였음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 스승과 삼형제는 첫째의 담요에 올라 태산 봉우리고 가 백발이 성성하고 기개가 높아 보이는 노인 한 분을 만나뵜습니다. 그는 제자가 하는 말을 듣더니 혜안을 부릅뜨고는 그들에게 태양이 있는 곳과 싸우는 요령을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원래 흑룡담에는 암수 두 마리의 검은 용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각자 그 길이만도 십리가 넘었으며 허리 둘레가 삼천 육백척이나 되었습니다. 그들은 매우 흉포한데다 신통력 또한 대단해서 늘 나쁜 짓만을 골라 하며 백성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이 흑룡이 조금이라도 몸을 뒤척거릴라치면 땅덩어리는 그칠 줄 모르고 흔들렸고, 가볍게 숨을 내쉬기만 해도 일진의 광풍이 크게 일어 심한 폭우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 두 마리 괴물은 수백 년마다 한 번씩 하늘로 올라 가거나 바다 밑으로 내려 가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는 어두운 밤을 틈타 하늘로 올라가 폭우와 바람을 일으켜 밤새도록 시끄럽게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날이 밝으려 하자 암컷이 태양을 삼켜 하늘 가장자리로 가 버리자 수컷이 그 뒤를 따라 갔던 것입니다.
태산의 노인은 길게 탄식을 하며 말했습니다.
“그 못된 두 마리 용과 싸우는 데에는 필시 큰 지혜와 큰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싸우는 사람의 목숨도 위태로운 뿐더러 백성들에게 크나큰 재앙이 미칠 것이다.”
그러자 삼형제는 동시에 무릎을 꿇고 아뢰었습니다.
“저희들의 머리에는 이미 어머님께서 삼베 치마를 갈라 만들어 주신 두건을 맸으니 절대 어머니의 분부를 거역할 수가 없습니다. 백성들을 위해 저 흉악한 용을 죽여 악을 없애지 못하면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얼굴 가득 희색을 감추지 못하며 칭찬했습니다.
“너희들의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선견지명이 있고 너희들 삼형제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너희들은 반드시 태양을 찾아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세 스승과 그들의 제자 삼형제는 노인의 지도를 받은 다음 다시 흑룡담가로 왔습니다. 마을사람들과 어머니가 달려 나와 그들을 맞으며 용을 쳐부수고 백성들을 위하여 해악을 제거해 주기를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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