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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만주원류고

흠정만주원류고(欽定滿洲源流考) 13

by 쥐눈이 2025. 3. 6.

흠정만주원류고(欽定滿洲源流考) 2

  부족(部族) ()

  삼한(三韓) 1

  황제께서 지으신 삼한(三韓)에 대한 역사기록 오류 바로잡기

  일찍이 후한서(後漢書) 삼한전(三韓傳)을 읽으니 진한인(辰韓人)은 아이가 태어나면 머리를 펀펀하게 만들려고 모두 머리를 돌로 누른다고 일컬었다. 그 설이 이치에 어긋남에 놀라니 터무니없음을 제멋대로 하여서 세상을 미혹되게 하기 때문이다. 저 돌로 머리를 누른다는 것은 장부(壮夫)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이를 처음 땅에 떨어진 갓난 아이에게 베푼다고 하니 참으로 인정(人情)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바가 아니하다.

틈틈이 삼한(三韓)이 나라를 세운 뿌리와 끝을 톺아보니 여러 역사책이 대부분 모순이 되었다. 방위(方位)를 가지고서 기준 삼아보면, 대체로 지금에 봉천(奉天) 동북쪽 길림(吉林) 일대에 있었으니 이 땅이 조선과 닿아 있고 우리 청나라가 처음에 기틀을 다지던 곳과 서로 가깝다. 우리나라의 오랜 풍속에, 아이가 태어난 지 두어 날에 바로 와구(卧具)에 두어 아기가 누워 있게 되는데 그 안에 오래 누워있다보면 뇌의 뼈가 절로 고르게 되어 머리 모양이 펀펀해진다. 이러함이 관습으로 되다가 저절로 그렇게 되니 이상할 일이 전혀 없다. 진한(辰韓)도 아마 역시 이런 유일 따름이다. 범울종(范蔚宗)이 이러한 까닭은 깨닫지 못하고, 남을 쫓아서 그 해석을 곡해하였으니 경솔함이 심하다.

한편 한인(漢人) 경우에도 아이를 낳으면 늘 옆으로 뉘어 두어 오래되면 얼굴 좌우가 각이 지면서 펀펀하게(角平) 되어 머리 모양이 좁은 듯해진다. 몽고인(蒙古人) 경우에는 아이를 낳으면 가죽 띠로 아이를 나무판에 묶어 두고서 이를 땅에 세워 두니 이렇게 긴 시작 동안 하면 다리 모양이 조금 키()처럼 벌어진다. 이 역시 모두 관습이 되어서 저절로 그러하게 되었으니 무어라 이상하게 여길만한 것이 없다. 설마 울종(蔚宗)이 말한 뜻이 어찌 한인(漢人)과 몽고들 역시나 모두 돌로 아기 머리를 눌러서 그 머리를 좁게 만들었다거나 그 다리를 키()처럼 되게 하였다는 것이겠는가?

예컨대 저 삼한(三韓)이라 지은 이름이, 역사에서는 다만 마한(馬韓), 진한(辰韓), 변한(弁韓, 또한 변한(弁辰)이라고도 함)이라 나열하고 한()이 가리키는 뜻이 어째서인지가 자세하지 못하다. 진수(陳夀)의 위지(魏志)는 곧장 ()의 땅 한왕(韓王)”을 운운하고 어환(魚豢)의 위략(魏畧)은 한술 더 떠 이를 조선왕(朝鮮王) ()이라 하며 한씨(韓氏)로 성()을 뒤집어씌웠으니 그 억지로 끌어 붙임은 더욱이 심하다. 일반적으로 국어(國語, 청나라 말)와 몽고어(蒙古語)는 모두 군장(君長)을 칸/()이라 하는데 은 소리가 서로 섞여 있다. 역사책에 실린 삼한(三韓)의 각 수십 나라(), 내 생각에 당시 분명히 세 명의 칸/(三汗)을 두고서 이 나라들을 나누어 거느렸을 것이다. 역사가(史家)들은 이미 칸/()임금()’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지질구질한 자들은 ()’족성(族姓)’이라고 말하는 거짓에 이르렀다. 해는 쟁반처럼 둥글고 촛불처럼 따뜻하다는 말을 들은 장님이 쟁반 두드리는 소리와 촛대처럼 긴 피리를 잡아보고서 그저 그 물건들이 해라고 생각하는, 짧은 식견으로 더듬거리다 알맹이를 놓친 꼴과 무엇이 다르랴! 더구나 중앙과 바깥 변두리의 언어가 통하지 못한데 억지로 설명하여 풀이하지 못하는 것이, 실제 형편이다. 빗대어 말하자면, 저 하늘이 위에서 부시게 밝아 사람들 모두 우러러서 보는데, 그럼에도 한어(漢語)로는 이를 ()’이라 말하고 국어(國語)로는 아복객(阿卜喀)’이라 말하며 몽고어로는 등격리(騰格里)’라 말하고 서반어(西畨語, 신강, 청장고원 지역에 사는 겨레의 말)로는 나목객(那木喀)’이라 하며 회어(囘語)로는 아사만(阿思滿)이라 한다. 저 다른 겨레들의 말로 하늘을 말함에 따라서 각각 서로의 말을 알아먹지 못하지만, 하늘은 사람이 경배하는 대상이요 사람은 하늘이 감응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만약 굳이 하나하나마다 한자(漢字)를 끌어다 붙여 억측한다면 무능(不能)보다는 능력이 있어 보이니, 이 소리는 닮고 뜻은 다른 바람에 오류를 저질러,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속이는 잘못에 빠져도 그럴 수 있겠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돌로 머리를 누른다는 그릇됨으로 말하자면 참으로 이치에 어긋나는지라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삼한(三韓)에 대한 오류 기록들을 고치는 일을 어찌 쉽사리 그만두겠는가!

 

삼가 살펴보면 삼한(三韓)는 비록 한()나라 때의 여러 군(諸郡)과 이어져 닿아 있었으나, 음역(音譯)이 대부분 와전되고 자주 한자(漢字)로 바꾸어서 억지로 갖다 붙이는 바람에 이에 따라 이설(異說)들이 나뉘어 갈라졌습니다. 그러다 범울종(范蔚宗)에 이르러서는 아이를 낳으면 돌로 머리를 누른다라고 하는 이론이 생겼으니, 거짓되고 경망스러워 불경함이 이보다 심함이 없습니다.

공순히 어제삼한정류(御製三韓訂謬)를 읽으니 국어(國語)나 몽고어로써 에 해당함을 증명하시고 한인(漢人)과 몽고(蒙古)가 습속이 다르다는 점을 가지고서 아울러 추론하여 우리 청나라의 애 낳는 풍습에 미치시더니 와구(卧具)에 눕혀두는 것이, 이치상 지극히 정상이어서 괴이하게 여길만한 까닭이 없음을 보여주셨습니다. 말소리()를 살피고 뜻()을 알아채시어 탁 어리석음을 깨뜨려 주시고, 사실을 근거로 실정을 살피시어 딱 손바닥을 가리키듯 밝히시었습니다. 진실로 역대(厯代) 기록자가 엿보아 헤아릴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삼가 말씀을 베끼어 여러 글의 앞에 입혀서 준칙을 밝히겠습니다.

 

 欽定滿洲源流考 卷二

  部族

  三韓

  御製三韓訂謬

  嘗讀後漢書三韓傳稱辰韓人兒生欲令頭扁皆押之以石訝其說之悖于理而肆為詭誕以惑世也夫以石押頭壮夫且不能堪而以施之初墮地之小兒實非人情所宜有間考三韓建國本末諸史率多牴牾以方位凖之盖在今奉天東北吉林一帶壤接朝鮮與我國朝始基之地相近國朝舊俗兒生數日即置卧具令兒仰寝其中乆而腦骨自平頭形似扁斯乃習而自然無足為異辰韓或亦類是耳范蔚宗不得其故從而曲為之解甚矣其妄也且如漢人生兒常令側卧久而左右角平頭形似狹蒙古人生兒以韋帶束之木板植立于地長則股形㣲箕此亦皆習而自然無足為異藉如蔚宗所言豈漢人蒙古亦皆以石押之令其頭狹而股箕乎若夫三韓命名史第列馬韓辰韓弁韓亦曰弁辰而不詳所以稱韓之義陳夀魏志直云韓地韓王魚豢魏畧且以為朝鮮王凖冒姓韓氏其為附會尤甚盖國語及蒙古語皆謂君長為汗韓與汗音相混史載三韓各數十國意當時必有三汗分統之史家既不知汗之為君而庸鄙者至譌韓為族姓何異扣槃捫籥以喻日哉且中外語言不通不能强為詮解者勢也今夫天昭昭在上人皆仰之然漢語謂之天國語謂之阿卜喀蒙古語謂之騰格里西畨語謂之那木喀囘語謂之阿思滿以彼語此各不相曉而人之所以敬與天之所以感則無弗同若必一 一以漢字牽附臆度之能乎不能夫韓與汗音似義殊謬而失之誣猶可也至于以石押頭之謬實悖于理斯不可也然則余之三韓訂謬之作烏容已乎哉

  謹按三韓雖與漢時諸郡毗連然音譯多訛往往以漢字轉相附㑹于是異說分岐至范蔚宗有生兒以石押頭之論誕妄不經莫斯為甚矣恭讀

  御製三韓訂謬以國語蒙古語證韓之當為汗而即

  漢人蒙古習俗之不同并推及

  國朝生兒仰寝卧具見理之至常而無足怪審音知義曠若發蒙據事揆情瞭如指掌誠非厯代紀載家所能窺測也謹録冠諸書之前以昭凖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