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제주도 천지왕 본풀이) 현용준 지음(서문당)
태초에 천지는 혼동으로 있었다. 하늘과 땅이 금이 없이 서로 맞붙고, 암흑과 혼합으로 휩싸여 한덩어리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 혼돈 천지에 개벽의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하늘의 머리가 자방(子方)으로 열리고, 을축년 을축월 을축일 을축시에 땅의 머리가 축방(丑方)으로 열려 하늘과 땅 사이에 금이 생겨났다. 이금이 점점 벌어지면서 땅덩어리에는 산이 솟아오르고 물이 흘러내리곤 해서, 하늘과 땅의 경계는 점점 분명해져갔다. 이때, 하늘에서 청(靑) 이슬이 내리고, 땅에서는 흑이슬(또는 물이슬)이 솟아나, 서로 합수(合水)되어 음양이 서로 통함으로 만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먼저 생겨난 것은 별이었다. 동쪽에는 견우성, 서쪽에는 직녀성, 남쪽에는 노인성, 북쪽에는 북두칠성, 그리..
2023.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