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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고개16

바다와 육지의 유래 임동권 엮음 옛날 옛날 아주 옛날, 이 세상에는 아직 바다도 육지도 없던 때의 이야기이다. 하늘에 사는 하느님의 귀여운 무남독녀 외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실수를 해서 옥으로 만든 귀중한 반지를 잃었다. 하느님의 딸은 많은 시녀를 시켜 옥반지를 찾도록 했으나 아무리 찾아도 찾을 길이 전혀 없었다. 하늘에서 찾지 못한 옥반지는 분명히 지상에 떨어졌을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하느님은 지혜가 많고 힘이 센 대장에게 명령하여 지상에 내려가 옥반지를 찾아 오도록 했다. 하늘나라의 대장은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때만 해도 지상은 마치 갯바닥처럼 흙가루를 물 반죽한 것 같아서 여기를 디뎌도 푹 빠지고 저기를 가 디뎌봐도 푹 빠지니 옥반지가 어디에 떨어져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늘나라 대장은 생각 끝에 흙탕물 속을 손으로 뒤져보았.. 2023. 3. 30.
천지개벽(제주도 천지왕 본풀이) 현용준 지음(서문당)3 소별왕이 이승을 내려 서 보니 과연 질서가 말이 아니었다. 하늘에는 해도 둘, 달도 둘이 떠서, 만백성들이 낮에는 더워 죽어가고, 밤에는 추워 죽어 가고 있었다. 초목과 새.짐승 들이 말을 하여 세상은 뒤범벅이고, 귀신과 산사람이 분별이 없어 귀신 불러 산사람이 대답하고, 산사람 불러 귀신이 대답하는 판국이었다. 거기에다 역적.살인.도둑이 많고, 남녀 할 것 없이 제 남편. 제 부인을 놓아 두고 간음이 퍼져 있는 것이다. 소별왕은 곤란해졌다. 이 혼란을 바로잡을 방법이 없었다. 생각 끝에 형에게 가서 이 혼란을 바로잡아 주도록 간청하기로 했다. 마음 착한 형은 동생의 부탁을 들어 도와 주기로 했다. 이승에 내려와서 우선 큰 혼란을 정리해 갔다. 먼저 천근 활과 천근 살을 준비해서 하늘에 두 개씩 떠 있는.. 2023. 3. 28.
천지개벽(제주도 천지왕 본풀이) 현용준 지음(서문당)2 형제는 가슴이 터질 듯 기뻤다. 이 용상은 바로 내 차지하고 생각되었다. 형제는 용상 위에 걸터앉아 기세를 올렸다. “이 용상아, 저 용상아, 임재 모른 용상이로고나.” 눈을 부릅뜨고 용상을 힘껏 흔들었더니, 그만 용상의 왼쪽 뿔이 무지러져서 지상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 법으로 우리나라 임금님은 왼쪽 뿔이 없는 용상에 앉게 되었다. 얼마 안 되어 천지왕이 왔다. 귀동자 형제를 맞은 왕은 희색이 만면했다. 이제야 세상의 혼잡한 질서가 바로잡힐 때가 왔다고 생각되었다. 천지왕은 곧 이승은 형인 대별왕이, 저승은 동생인 소별왕이 차지해서 질서를 바로잡아 통치하도록 했다. 이승은 누구나 욕심이 나는 곳이었다. 소별왕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승을 차지하고 싶었다. 한 가지 꾀가 떠올랐다. “옵서, 우리 예숙이나 제.. 2023. 3. 25.
천지개벽( 제주도 천지왕 본풀이) 현용준 지음(서문당) 태초에 천지는 혼동으로 있었다. 하늘과 땅이 금이 없이 서로 맞붙고, 암흑과 혼합으로 휩싸여 한덩어리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 혼돈 천지에 개벽의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하늘의 머리가 자방(子方)으로 열리고, 을축년 을축월 을축일 을축시에 땅의 머리가 축방(丑方)으로 열려 하늘과 땅 사이에 금이 생겨났다. 이금이 점점 벌어지면서 땅덩어리에는 산이 솟아오르고 물이 흘러내리곤 해서, 하늘과 땅의 경계는 점점 분명해져갔다. 이때, 하늘에서 청(靑) 이슬이 내리고, 땅에서는 흑이슬(또는 물이슬)이 솟아나, 서로 합수(合水)되어 음양이 서로 통함으로 만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먼저 생겨난 것은 별이었다. 동쪽에는 견우성, 서쪽에는 직녀성, 남쪽에는 노인성, 북쪽에는 북두칠성, 그리.. 2023. 3. 13.